코로나가 바꾼 가족 모임. 바비큐 파티
추석에 가족들 모임도 인원수가 제한되니 명절 당일에 맞춰서 부모님 댁을 방문하는 것도 눈치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명절 당일이 아니라 주말 오후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여느 때 같았으면 그냥 부모님 집에서 음식이나 해 먹고 윷놀이나 고스톱을 했을 텐데,
실내에서 무언가를 하는 게 왠지 꺼림칙합니다.
이번에는 부모님께서 창고로 사용하는 데로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경기도 청평에 사십니다. 청평에 도착해서 정육점에서 고기를 골랐습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합해서 대략 10만 원어치입니다.
혹시나 양이 모자랄지도 모를 거 같아 소시지도 샀습니다.
본격적으로 고기를 굽습니다. 일단 등심과 살치살(?)부터 굽습니다.
이때가 오후 3시를 향해가고 있을 무렵입니다. 배 고름 때문에 현기증이 밀려왔습니다.
소고기를 후딱 굽습니다.
소고기는 익기가 무섭게 게눈 감추듯 다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다음은 벌집 삼겹살입니다.
익어갈수록 더욱 먹음직스러워집니다.
사진에서도 숯불의 향이 느껴집니다. 코로나 4단계 이후 고기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이 기껏해야 집에서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었으니 이 숯불향이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부모님한테는 죄송하지만 숯불에 구워 먹는 고기들이 너무 반가운 시간이었습니다.
벌집 삼겹살까지 끝내고 마지막으로 돈마 호크를 굽기로 했습니다.
두께가 2cm 이상됩니다. 직화로 구웠다가는 속이 익기 전에 다 탈 수 있어서 훈연으로 구워줄 겁니다.
돈마 호크가 훈연이 되는 동안 진돗개 믹스견인 "초이스"와 놀아줍니다.
털이 호피인 호구종입니다. 한쪽 귀가 펴지진 않지만 진돗개의 피를 물려받아 행동거지가 확실히 점잖습니다.
가을이라 밤송이도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밤을 몇 개 줍습니다. 훈연 통에 넣어서 같이 익혀줄 작정입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뚜껑을 열어봅니다.
돈마 호크의 비주얼이 제법 그럴듯하게 나왔습니다.
캬~~~ 좋다. 돈마 호크를 수비드로 해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바비큐로 해 먹으니 먹기 전까지 침이 계속해서 흘러내립니다.
이 영롱한 육즙을 보십시오. 가을 햇살을 받아 더 영롱합니다.
초이스한테도 먹다 남은 돈마호크 뼈다귀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정말 의젓하게 먹습니다.
이 초이스는 이번까지 총 3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어머니가 3번째 만나면 그때부터는 안 짖는다고 해서 반신반의했는데 차가 도착할 때부터 정말 짖지 않아 놀랐습니다.
이 놈의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기약은 할 수 없지만 매 순간 재미있는 일을 찾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습니다. 코로나로 할 수 없는 것은 많지만 그로 인해 감사한 마음을 더 많이 느끼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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