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뽀얀 감자탕, 장모님께 전수받은 하얀 감자탕 레시피
제 장모님은 전라남도 강진분이십니다. 음식 솜씨가 기가 막힙니다. 장모님 음식 중에 하얀 감자탕을 가끔씩 해주시는데, 이번 휴가 때 장모님께 그 특별 레시피를 전화로 전수받았습니다.
재료 및 손질
재료 : 등뼈 2kg, 감자 2개, 양파 1개, 생강 2톨, 마늘 1쪽, 대파 1단과 1/2, 물 2리터
등뼈는 찬물에 두 시간 정도 두어서 핏물을 빼줍니다.
큰 웍에 2L의 물을 받아서 팔팔 끓여줍니다. 끓기 시작하면 핏물 뺀 등뼈를 넣어줍니다.
10분 정도 끓여 주면 뼈 내부에 있는 피가 응고되고 잡내가 더 이상 나질 않는다고 합니다. 불순물은 따로 걷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10분이 지나면 채반에 꺼내서 찬물로 깨끗이 씻어줍니다.
하얀 감자탕 레시피
인스턴트 팟에 위에 준비한 재료들을 몽땅 넣어줍니다. 그리고 물을 2리터 부어줍니다. 인스턴트 팟 기능은 SOUP(국/스프)로 하고 요리시간은 40분으로 해주었습니다.
40분 경과한 후의 모습입니다. 이거 하얀 감자탕이 아니라 투명 감자탕이 돼서 깜짝 놀랐습니다. 순간 머리를 스치는 한 단어......"실패?" 장모님은 큰 냄비에 몇 시간씩 물을 부어가면서 만드는데 이거를 간편하게 인스턴트 팟으로 하려 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일단 야채를 건저내고 큰 웍에 다시 재료를 붓고 약불에서 끓이기 시작합니다. 한 시간 반정도 끓인 거 같습니다. 불순물들은 수시로 걷어냈습니다. 그랬더니......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들어갑니다. 감자는 처음부터 넣지 말고 마지막 음식 종료 한 시간 전에 투하해야 합니다. 미리 넣으면 감자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레이팅 및 맛 평가
항상 등장하는 그릇에 등뼈와 국물을 담았습니다. 감자탕임을 강조하기 위해 맨 위에 감자도 넣었습니다.
대파와 후추를 뿌리니 비주얼이 조금 살아나는 거 같습니다.
처음에 투명 감자탕에서 다시 한 시간 반을 약불에 졸이니 반투명 감자탕이 되었습니다.
요 돼지등뼈는 정말 압권입니다. 일반 감자탕집에서 발라 먹는데 약간의 수고가 들어가나, 이 등뼈는 그냥 부서져 버릴 정도더라고요.
고추장도 올려서 같이 먹어봅니다. 정말 맛있네요. 역시 음식은 시간 투자를 해야 맛이 살아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등뼈의 살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을까요?
감자도 적당히 익었습니다. 맨 처음부터 넣었다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었을 겁니다.
국물에 빠진 밥과 발라낸 살을 같이 먹습니다. 캬~~~ 다행히 아침으로 먹어서 소주는 먹질 않았습니다. 아쉽더라고요.
이번에는 파김치를 올려서 먹습니다. 제가 한 음식이지만 이거는 진짜 맛있더라고요. 돼지국밥 하고는 결이 다른 음식입니다.
발골된 뼈를 마지막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너무 깨끗하게 발라 먹었습니다.
장모님께 전수받은 하얀 감자탕입니다. 이런 음식은 인스턴트 팟이 아니라 큰 냄비에다가 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크게 아쉬웠습니다. 만약 그렇게 했더라면 더 뽀얀 감자탕을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옆에서 아내가 같이 먹으면서 맛있다고 얘기를 해줘서 위안은 되었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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