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음식 올림픽, 중국식 냉면VS함흥비빔냉면, 올림픽 정신

2020 음식 올림픽, 중국식 냉면VS함흥비빔냉면, 올림픽 정신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전, 여자 배드민턴 복식 종목은 모두 4강에서 중국을 만나 결승행이 좌절된 종목입니다. 탁구는 이번 올림픽에도 중국의 강세는 여전했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탁구 노메달도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이 아쉬운 심정을 저만의 음식 올림픽으로 풀어 보려고 합니다. 종목은 중국식 냉면대 함흥 비빔냉면이며 모두 2인분씩, 복식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팀 소개입니다. 왼쪽의 후레쉬이지에서 나온 중국식 냉면과 오른쪽의 풀무원의 대표 메뉴 함흥 비빔냉면입니다.
함흥 비빔냉면은 3인분이나 대회 규정 상 2인분으로 조리할 예정입니다.

조리법입니다. 전술이라고 할 수 있죠. 중국식 냉면은 새우와 해파리를 끓는 물에 30초 정도 데쳐줘야 하고, 소면을 삶은데 6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함흥 비빔냉면 조리순서입니다. 세상 간단합니다. 면만 끓는 물에 45초 정도 삶아 주면 거의 게임이 끝납니다.

선수 소개해 볼게요. 왼쪽의 중국식 냉면은 새우, 해파리, 슬라이스 된 고기 고명, 새싹 채소, 소면, 땅콩버터와 가루, 육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소 복잡한 전술이 예상됩니다. 오른쪽의 함흥 비빔냉면은 초 절임 무와 비빔 스프, 냉면 사리가 전부 합니다. 그리고 참기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정한 승부를 위해를 조리는 동시에 진행합니다. 하나를 먼저 해서 면이 불면 맛이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동시에 시작합니다.

왼쪽의 중국식 냉면이 끓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함흥냉면입니다. 함흥냉면에 메밀이 들어가서 그런가 면수 색상이 다소 회색에 가깝습니다. 중국식 냉면은 소면으로 일반 국수면보다는 다소 두껍다고 보시면 됩니다.

면은 조리법에 나와 있는 대로 중국식 냉면은 끓는 물에 6분, 함흥냉면은 끓는 물에 45초 정도만 삶아주고 바로 찬물을 이용해서 온도를 낮추고, 물기를 빼주었습니다.

면만 삶은 면 그다음부터는 그냥 내용물을 다 투하하면 끝납니다. 중국식 냉면의 내용물이 다소 많아서 데코를 하는데 신경이 쓰였으나, 최대한 공평한 경기를 위해 이쁘게 모양을 잡아 줬습니다. 반면 함흥냉면은 양념스프와 초절임무만으로는 한계가 느껴져서 열무김치와 파프리카를 추가로 넣어 구색을 맞추었습니다. 국제 경기인데 아무것도 안 넣기에는 너무 성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 대표 함흥 비빔냉면입니다. 다들 아는 그 맛 맞습니다.

중국식 냉면입니다. 비주얼 압권입니다. 대륙의 스케일이 느껴집니다.

먼저 중국식 냉면입니다. 면발 탱글탱글 하니 좋습니다. 육수와 따로 노는감 없이 잘 어울립니다. 땅콩버터가 들어 있어서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육수와 어우러지면서 고소함이 배가 되었습니다. 한국식 물냉면과는 분명 다른 맛을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완전 다른 맛은 아니었습니다. 큰 아들도 땅콩버터를 보고 다소 주춤했으나, 한번 맛보더니 잘 먹더라고요.

새우도 먹어봅니다. 끓는 물에 30초만 데쳐서 아주 탱글탱글합니다.

이번에는 해파리와 새싹 잎 하고 같이 먹어봅니다. 새콤하네요.

다음은 한국 대표 함흥 비빔냉면입니다. 양념이 골고루 섞이게 잘 비벼 준 후에 한 입 크게 넣어봤습니다. 열무김치도 들어 있어서 매콤 새콤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식 냉면의 육수 맛이 강했습니다. 한국식 물냉면이었으면 물냉면을 먹고 비빔냉면을 먹어도 크게 상관이 없었을 텐데, 중국식 냉면 후에 함흥 비빔냉면은 분명 맛에 영향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올림픽 정신, 화합의 정신을 말이죠. 함흥 비빔냉면을 중국식 물냉면에 투하했습니다.

잘 섞어서 한 입 먹어봤습니다. 이거 신묘한 맛이 났습니다.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구현한 거 같은 맛입니다. 따로따로 먹을 때는 뭔가 서로 이기겠다고 간섭하는 맛이 강했다면, 둘이 섞어서 먹으니 뭔가 조화로운 맛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면을 다 건져 먹고 육수는 조금 남겼습니다. 이번 승리는 중국식 냉면과 함흥 비빔냉면 중에서 둘이 섞인 매 마지막에 먹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2021년 8월 8일 폐막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이었습니다. 그동안 준비하신 대한민국 대표 선수에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