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샐러드. 왜 네가 참치회의 맛이 나지?
원효대사는 신라시대의 고승. 성은 설(薛)씨. 원효는 법명, 아명은 서당(誓幢) 또는 신당(新幢). 압량(押梁 : 지금의 慶山郡) 불지촌(佛地村) 출신. 잉피 공(仍皮公)의 손자이며 내마(奈麻) 담날(談捺)의 아들이다. 648년(진덕왕 2) 황룡사에서 스님이 되어, 각종 불전을 섭렵하며 수도에 정진하였다.
650년(진덕여왕 4)에 의상과 함께 당(唐)의 현장과 규기에게 유식학을 배우려고 요동까지 갔지만, 그곳 순라군에게 첩자로 몰려 여러날 갇혀 있다가 겨우 풀려나 돌아왔다. 10년 뒤, 다시 의상과 함께 해로를 통하여 입당(入唐)하기 위하여 가던 중, 해골에 괸 물을 마시고 "진리는 결코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터득하고 의상과 헤어져서 돌아왔다......
(문화컨텐츠닷컴 인용)
원효대사의 해골물 깨닫음을 아보카도에 투영해 보았습니다.
이 날 저녁은 점심을 과식한 관계로 샐러드로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간단하게 술 한잔도 곁들이고 싶어서 참치회를 주문할까 하다가 가격이 걱정되기도 하고, 술을 많이 먹을까 봐서 참치회의 맛이 난다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하기로 했습니다.
재료는 야채, 아보카도 1개, 샤인머스켓 12,000원어치, 삶은 계란 2개, 베이컨 3줄입니다.
아보카도 색깔이 적당히 잘 익었습니다. 갈변이 일어났는데 너무 과하지도 않아서 과육이 물렁거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보카도는 반으로 쪼개고 씨앗을 제거해 줬습니다. 껍질을 까고 0.5cm 두께로 잘라줬습니다.
베이컨은 구워주고, 야채를 맨 밑에 깔고 나머지 재료들은 이쁘게 꾸며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보카도에 참치회의 맛을 불어넣어줄...... 원효대사로 치면 해골 정도 되겠죠? 회간장과 고추냉이를 준비합니다.
계란, 베이컨, 샤인머스켓 이것들은 전부 들러리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꾸며서 이쁜 접시에 올려놓으니 입맛이 다셔집니다. 역시 음식은 플레이팅이 반이상인 거 같습니다.
아보카도 1개를 깍아서 넣었는데, 양이 꽤 많습니다. 이게 진짜 참치회라면 얼마쯤 될까요?
먹기 전에 너무 이뻐서 이쪽저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확대해서도 사진을 찍어봅니다.
쏘맥을 준비했습니다. 과연 아보카도에서 참치회의 맛이 날까요?
보틀에 얼음 하나 넣고 소주와 맥주를 부어줍니다.
쏘맥 한잔 먹고, 아보카도를 와사비장에 찍어서 먹어봅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깨달음의 시간인 거죠.
참치회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을 개봉해서 같이 먹었습니다. 김이 없을 때는 눈을 감아야 아보카도에서 참치회의 맛이 느껴졌다면, 김이 등장하면서부터는 눈을 감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참치입니다.
자꾸 손이 갑니다. 김과 아보카도의 조합이 이 정도이면, 무순과 기름장을 준비하면 게임은 끝이죠.
느끼함은 참치회나 아보카도나 비슷한 시기에 찾아오더라고요. 베이컨 하고 곁들여서 먹어봤습니다. 좋았습니다.
몇 년 전인가 괌에 놀러 갔을 때 코코나 과육을 파서 와사비장에 같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도 영락없는 참치 맛이었는데, 아보카도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물론 아보카도가 얼마나 잘 익었느냐도 참치회의 맛의 큰 영향을 줍니다. 녹색만 있는 아보카도에서는 참치회의 맛을 거의 느낄 수 없더라고요.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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